제품 자체의 효용과 품질보다는 라이프스타일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전이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대표적인 제품군으론 주류와 담배가 있다. (건강엔 해로운 것도 유사)
하인네켄은 지금까지 수많은 광고제 수상작과 기억에 남을 마케팅을 펼쳐온 맥주 브랜드의 대표주자격으로... 이번에는 축구를 보며 맥주를 즐기는 이탈리아인들의 생활에 녹아들기 위해 재미있는 몰래카메라를 기획하였다. 영상을 감상해보자.
하인네켄은 몰래카메라라는 형식이 가장 대중적인 유머코드라는 것을 잘 알고있었기에
축구광이라면, 그러니까 이탈리아 남성이라면 빠뜨릴 수 없는 챔피언스 리그라는 소재를 활용해 밉지않은 몰래카메라를 진행, 기대만큼의 미디어 컨택과 바이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공연장이었기에 하인네켄 맥주를 나눠줄 수는 없었던듯 하고,
몰래카메라를 위해 현장 어디에서도 하인네켄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녹여낼 수는 없었겠으나
챔피언스 리그, 게다가 AC밀란과 레알마드리드 경기를 등지고 어쩔 수 없이 클래식 공연장에 올 수 밖에 없던 남성들에게 원하는 것을 던져주며 그들의 슬로건 'made to entertain'을 체험케하였고, 해당 영상이 바이럴되며 그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폭넓게 공유했다.
일부 제한된 업종의 대기업들만이 시도할 수 있는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기획으로
배부른 자들의 마케팅으로 폄하되기도 하나 마케팅을 하는 사람으로써는 파급력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진행할 수 있는 욕심나는 사례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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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기업과 고객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시각화하고 의미를 부여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고객이 끊임없이 관심을 두고 관여할 수 있도록 마음의 빗장을 풀어야하며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누적해나가야 한다.
아, 물론 백번 잘해도 한 번의 실수가 큰 화를 부르는 것. 위기 시 빠르고, 일관성있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도 중요하겠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타 분야의 디자이너/브랜드들과 협업하여 콜레보레이션을 선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자신의 브랜드가 갖지 못한 유전자, 즉 새로운 속성을 빠르게 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트와 만난 브랜드(1) : 아트마케팅에서 언급했던 루이뷔통을 예로들어보면...
갈색 바탕에 특유의 패턴을 담은 보수적인고 무거운 느낌의 루이뷔통은 일본의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아니메의 느낌과 일본화의 전통기법이 혼재하는 독특한 스타일의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를 만나 화려하면서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탄생하였으며 이는 일본인들에겐 친숙함을 서양인들에겐 키치한 매력을 선사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었다.
정리하면 루이뷔통은 전통의 명품 브랜드가 가질 수 없던 키치한 감각을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큰 진통없이 이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이런 크로스오버를 성공적으로 완성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며
어설픈 콜레보레이션은 자칫 브랜드 본연의 정체성마저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판촉과 이슈 메이킹을 위한 단발성 콜레보레이션은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미미한 효과로 조용히 막을 내리는 경우도 많기에...